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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형이번 포스팅에서는 세계 맥주 중 벨기에의 맥주 스타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맥주의 천국 벨기에
면적 31,000㎢, 인구 1천만의 조그만 나라, 벨기에. 하지만 벨기에는 놀랄 만큼 많은 수의 양조장들과 다양한 종류의 맥주들을 갖고 있습니다.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좀처럼 맥주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특이한 것들도 많습니다. 많은 바에서 다루는 맥주 상표의 가짓수만 해도 수백 종에 달해 벨기에 맥주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한참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안트워프의 쿨미나토어만 해도 메뉴에 수록된 맥주의 수가 400개를 넘는데 이쯤 되면 벨기에 양조업협회(CBB)가 벨기에를 스스로 맥주 천국이라고 부르는 것도 무리가 아닌 듯 싶습니다.
벨기에 맥주는 유럽 다른 나라의 맥주보다 강한 편입니다. 아마도 이 나라만큼 독한 맥주를 스스럼없이 마시는 나라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인 5%(abv)의 맥주도 벨기에에선 가장 약한 맥주에 속하는데 보통은 7~8%가 대부분이고 10~11%도 드물지 않습니다. 다행히 주로 용량이 작은 잔에 제공되긴 하지만 벨기에에 갈 일이 있으면 조심해야 합니다.
미국의 크래프트맥주 열풍으로 유럽의 진귀한 맥주들이 다시금 주목받는 가운데 맥주 스타일의 보고로서 벨기에 맥주는 단연 연구 대상 1호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유행 세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벨기에 바깥에서 벨기에 맥주를 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도 호가든이나 레페 등 서너 개의 맥주가 소개되고 있을 따름이라 새 발의 피라고나 할까? 현재로선 벨기에 맥주를 맛보기 위해서는 그곳에 가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묵힐수록 맛이 좋은 벨기에 맥주
훌륭한 벨기에 맥주의 대부분은 병속 숙성 맥주입니다. 병속 숙성이란 말 그대로 병 속에서 계속 발효가 진행되는 것으로 자연 탄산의 생성과 함께 보다 깊은 맛과 향을 갖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병 속에 남은 살아있는 이스트에 의해 진행되는데 병에 담기 전에 살균을 위한 열처리와 여과를 거치면서 이스트를 죽이고 걸러낸 후 이산화탄소를 인위적으로 맥주에 녹이는 보통 일반적인 맥주의 경우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와인처럼 묵히면 묵힐수록 맛이 좋은 맥주, 그것이 벨기에의 맥주입니다.
하지만 열처리와 여과를 거친 맥주가 투명하고 깨끗한 반면 병속 숙성 맥주는 이스트에 의한 침전물이 생기는 흠이 있습니다. 맥주는 깨끗하고 투명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믿음과 이스트 침전물이 몸에 해롭다는 상식을 갖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침전물이 생기는 이러한 맥주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유럽에서 유리잔이 대중화 되기 시작한 1850년대 이전에는 맥주의 투명함을, 만드는 사람이나 마시는 사람이나 어느 누구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맥주 양조의 장구한 역사에서 보면 정말 최근의 일인 셈입니다. 이스트를 먹는 일 역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닌것이 우리의 경우엔 드물지만 대부분의 서양 음식에선 이스트는 빠질 수 없는 원재료입니다. 더구나 비타민 B군의 가장 훌륭한 원천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안트워프의 펠그림 카페에선 근처의 드 코닝크 양조장에서 가져온 여분의 이스트를 맥주를 마시는 손님들에게 작은 잔에 별도로 제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작은 잔을 들어 이스트를 홀짝 들이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맥주에 부어서 마시기도 합니다.
중세의 신비를 간직한 벨기에의 맥주 스타일
독한 맥주를 스스럼없이 마시기도 하지만 벨기에의 주당들은 다른 스타일의 맥주를 마시는 데에도 거리낌이 없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주당들이 1년 동안에 한가지 종류의 맥주를 계속 마신 반면 벨기에 사람들은 같은 기간 동안 평균 7개의 다른 맥주를 마신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벨기에의 많은 맥주 스타일들이 특이하긴 하지만 랑비크 계열은 아주 독특합니다. 랑비크를 만드는 자연 발효방법은 그 기원이 7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집트나 인더스 문명의 사람들이 곡식을 발효할 때 사용했던 방법입니다. 원리는 간단한데, 갓 만든 맥아즙(Wort)을 냉각조 속에 담아 놓고 밤새 공기가 자유롭게 통하는 곳에 놓아두면 공기 중의 야생 이스트가 그 안에 내려앉고 야생 이스트와 함께 온갖 종류의 미생물들 역시 이 과정에 참여합니다. 냉각이 끝난 후 발효조로 옮기면 랑비크 양조업자는 다음 세가지 일을 빼고는 모든 것을 신에게 맡깁니다. 원재료를 고르는 일, 맥주의 산도를 바꾸는 일, 발효온도를 조정하는 일이 그것입니다. 랑비크는 대부분 드래프트로 양조장 소유의 작은 카페에서나 맛볼 수 있는데, 신맛이 강하지만 숙성 정도에 따라 와인처럼 그 풍미가 많이 다릅니다. 보통은 3년 된 것을 마십니다.
비록 랑비크가 독특하긴 하지만 벨기에 맥주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것은 에일(Ale)입니다. 에일의 전통이 강한 것으로 따지면 영국과 아일랜드도 빠지지 않겠지만 벨기에와 비교해보면 약간 다릅니다. 영국과 아일랜드의 에일이 낮은 강도의 드래프트 에일이 주종이라면 벨기에는 알코올 함량이 높은 것을 중심으로 그 범위가 넓고 병맥주(Bottled ales)가 대부분입니다. 무엇보다 맥주 스타일 면에서 영국 쪽은 크게 마일드나 브라운, 비터나 페일에일, 포터나 스타우트의 세 가지가 전부인 반면 벨기에는 수많은 독특한 스타일을 선사합니다.
덧붙이면 마시는 방식도 다른데, 영국과 아일랜드 사람들이 맥주를 큰 잔에 찰랑찰랑할 정도로 가득 담아서 단숨에 들이키는 반면 벨기에 사람들은 맥주에 맞는 잔을 챙기고 맛을 음미하는 편입니다. 약간은 단순화된 듯 하지만 맥주에 대한 두 지역 사람들의 생각과 태도, 문화적 차이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트라피스트 에일은 스타일 이름이라기보다 바티칸(Vatican)으로부터 맥주 양조를 공식적으로 승인 받은 6개 수도원에서 만든 맥주를 가리킵니다. 이들은 중세 이래 지금까지 양조를 계속 해온 수도원들로 현재 다섯이 벨기에에, 하나는 이웃 네덜란드에 있습니다. 중세의 신비를 간직한 트라피스트 에일은 맛과 향의 오묘함과 깊이가 상당하며 프랑스어와 플란더른어를 사용하는 지역 양쪽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벨기에의 문화적 언어적 괴리를 메우는 다리 구실을 합니다.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만들고 또 즐기는 벨기에지만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처럼 맥주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순한 라거입니다. 그래서 맥주 한잔 달라고 하면 웨이터들은 군말 없이 라거를 들고 나옵니다. 벨기에에선 자기가 원하는 맥주를 주문할 때 분명히 상표를 말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맥주가 있고 그 종류에는 무슨 상표가 유명한지 알아두면 유익합니다.분류 맥주 스타일 랑비크 계열
(Lambic)랑비크(Lambics) 야생 이스트를 사용한 자연 발효로 신맛이 강한 밀맥주, 브뤼셀과 센 강 계곡에서 만든다. 파로(Faro) 랑비크에 황설탕을 첨가한 것. 괴즈(Gueuze) 묵은 랑비크와 갓 만든 랑비크를 섞어 2차 발효시킨 것. 과일 랑비크(Fruit lambics) 덜 숙성된 랑비크나 괴즈에 체리나 라스프베리를 넣어 2차 발효시킨 것. 에일 계열
(Ale)트라피스트(Trappist ales) 바티칸이 공식적으로 승인한 6곳 수도원에서 만든 맥주. 독점적으로
"Authentic Trappist Product" 로고를 사용한다.수도원 맥주(Abbey ales) 과거 수도원에서 만들던 전통맥주를 상업화한 것. 밀맥주(Wheat beers) 코리안더 열매와 같은 이국적인 향신료를 사용한 밀맥주, 호에가르덴과 루뱅 지역에서 만든다. 브라운 에일(Old Brown) 또는 레드 에일(Flemish Red) 맥주를 참나무 통에서 숙성시키는 전통적인 제조 방법을 이용한 에일, 동 플랑드르 오데나아 인근의 것은 브라운 에일로, 서 프랑드르의 것은 플레미쉬 레드로 구별된다. 골든 에일(Strong golden) 라거에 대응하기 위해 1970년대 개발된 에일. 두블이 대표적이다. 벨지언 에일(Belgian ales) 1920년대 필스너에 대한 대응으로 개발된 에일.
벨기에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즐긴다.쎄종(Saison) 겨울에 만들어 저장했다 여름에 마시는 농촌 맥주, 왈로니아 등 프랑스어 사용 지역에서만 만든다. 반응형'세계맥주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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